
[편집자 주]
짤막한 감성 詩 한 편이 당신의 메마른 일상에 따뜻한 '시(詩)그널'을 펼칩니다. '전준석의 ON 시(詩)그널'은 차갑게만 보이던 세상 속에, 詩의 따뜻한 빛을 비춥니다.
한 줄 한 줄, 행간마다 담긴 마음의 떨림은 마치 스크린 속 한 장면처럼 오래 남아, 복잡한 사회 속에서 때론 소외되거나 잊히는 '우리 안의 인권'을 다시금 발견하게 합니다. 오늘 인권온에어와 만나는 '전준석의 ON 시(詩)그널'은 詩와 함께 인간 존엄의 가치를 되새기는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갑니다.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소소한 사고들이 불쑥불쑥 찾아오곤 합니다. 컵을 엎지르거나, 아끼던 물건이 망가지거나, 순조롭게 흘러가던 일상에 작은 제동이 걸릴 때 우리는 쉽게 당황하고 짜증을 냅니다. 그리고 곧바로 문제를 해결해 줄 타인이나 외부의 전문가를 찾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여기, 난감한 상황 속에서 남을 찾기보다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떠올리며 유쾌한 웃음을 터뜨리는 시가 있습니다.
수리
안경을 닦다가
툭!
알이 빠졌다
안경점에 갈까?
참!
난 손재주 많지.
_신용주
신용주 시인의 '수리'는 매우 짧은 시지만, 그 안에는 인식의 유쾌한 전환이 담겨 있습니다. 안경을 닦다가 안경알이 툭 빠져버린 상황. 눈앞이 흐릿해진 화자의 머릿속에는 조건반사적으로 "안경점에 갈까?"라는 질문이 떠오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의 도움을 구하려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하지만 이내 화자는 발걸음을 멈추고 무릎을 탁 칩니다. "참! 난 손재주 많지."
안경점으로 향하려던 화자의 마음을 돌려세운 것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작고 따뜻한 믿음이었습니다. 이 짧은 한마디는 단순한 자기 자랑이 아닙니다. 문제 상황 앞에서 좌절하거나 남에게 의존하기보다, 내 안에 이미 내재된 능력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긍정하는 자존감의 발현입니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속삭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돈을 지불하고 전문가를 찾아야만 해결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듭니다. 그러나 시인은 안경알 하나를 스스로 끼워 넣는 행위를 통해, 잃어버렸던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경쾌한 과정을 보여줍니다.
스스로 자신을 다독이고 내면의 힘을 믿어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자기 존중이자 인권의 출발점이 아닐까요.
오늘 하루, 예상치 못한 작은 난관에 부딪혔다면 인상을 찌푸리기 전에 내 두 손을 한번 가만히 내려다보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당신 안에는 당신조차 잊고 있었던 훌륭한 '손재주'와 위기를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넉넉한 여유가 숨어있을지도 모릅니다.
외부의 도움을 구하기 전, 나 자신에게 먼저 "내가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다정한 시그널을 보내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시인 소개

신용주 시인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소박한 찰나의 순간들을 특유의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 내는 시인입니다. 한국감성시협회 '아하시 1기'를 수료하며 감성시의 매력을 깊이 탐구해 온 시인은, 윤보영시인학교 감성시 공모전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그 따뜻한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았습니다.
현재 여러 시인들과 뜻을 모아 출간한 공저 시집 ‘그대 사랑처럼 그대 향기처럼’과 ‘오늘도 아하!’를 통해, 독자들에게 스스로를 다독이고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주도적으로 찾아가자는 다정한 위로의 메시지를 꾸준히 전하고 있습니다.






















